2025. 11. 11. 18:32ㆍRoad to PM/About Data and Business
내가 IT 쪽으로 관심을 갖게된 것은 이전 직장에서 마케터로 근무하면서였다. VR 게임 개발사에 다니던 처음 게임 프로그래밍을 접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지금 업으로하고 있는 서비스 기획은 웹 프로그래밍이긴하지만 한창 개발자 부트캠프가 열리던 때이기도 하여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해 관심이 가게되었다. 어느 순간 퇴사를 마음 먹고 나는 개발 공부를 하여 프로그래밍에 도전하게 되었다. 온라인 강의도 듣고 혼자 코드를 짜고 부트 캠프도 듣고 그렇게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열을 올렸다. 1년 여가 지났을 무렵 짧은 기간 MVP를 만들어보는 테오 스프린트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고 이 때의 경험이 기획자로 직무를 변경하게된 계기가 되었다.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 속에서 MVP로 만들어볼 아이디어들이 쏟아졌고 이 아이디어들 중 선택을 받은 몇 개만 빌드업하는 것이었다. 나는 컨벤션 메이커라는 아이디어를 내었는데, 골자는 매 프로젝트마다 컨벤션을 정하는 일이 귀찮아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협업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내 아이디어가 많은 투표수를 받아 빌드업을 아이디어로 선정되었고 적지않은 기쁨이 있었다. 사실 평소에도 나는 문제의식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편이라 이런 불편함에 민감한 편이었다.
혼자 제주도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버스를 기다리던 중 버스 정보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내가 주목한 것은 안내 화면 우측 상단에 있는 작은 돋보기 버튼이었다. 돋보기 버튼의 기능은 글자를 확대해주는 것이 분명할텐데 중요한 것은 눈이 안좋은 사람들이 이 버튼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늘 서비스와 사용자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던 경험들이 쌓이고 나는 자연스레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해소하고 편익을 가져다주는 직업을 갖고 싶었고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에 성공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해 데이터와 비즈니스를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획자 혹은 PM이 되고자한다.
* 한국에서 서비스 기획자/PM이 혼용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왜 PM이 되려고 하는가?
크게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외재적 요인
1.1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 문화의 확산
1.2 PM의 역할 범위의 진화
2. 내재적 요인
2.1 논리와 구조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태도
2.2 주도적인 환경에서 능률
2.3 더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욕구
1.1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 문화의 확산
많은 서비스 기획자/PM 공고에서 데이터라는 말은 보편화되었다. 사실 데이터에 대한 이야기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어떻게 일을 한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이 전 구직할 때의 나는 sqld, adsp 자격증을 취득하여 데이터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sql을 통해 데이터를 어떻게 추출하는지는 알았지만 이를 통한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중요한 것은 문제 정의와 가설 검증이었다. 데이터는 이 문제의 근거가 되고 테스트를 진행해 이후 지표를 확인하여 정말 문제였는지 검증하는 것이었다. 이런 시대적인 흐름에 합류할 필요성을 느꼈다.
개발자, 디자이너와 협업을 하다보면 의견이 갈릴 때가 있는데 데이터가 있다면 충분히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기존에는 레퍼런스를 싸움이 되곤 했는데 주관적인 판단에서 조금 벗어나 어느 정도 비효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조금 더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에 대해 알고나니 이런 일들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게 남은 것은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기업에게 심어주는 것이었다. 이미 앱을 구축/운영하며 프로젝트 사이클을 익혀 개발 스프린트를 매끄럽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여기에 데이터가 더 해지는 것이라고 정리가 되었다. 기존 포트폴리오에 기업을 분석하고 케이스 스터디한 내용을 넣어보고자 방향을 잡았다. 실무 수준의 업무 프로세스를 미리 체득하기 위해 인프런에서 카일스쿨님의 강의를 듣고 있다. 앞으로 정리하고 케이스 스터디 내용도 카일스쿨님의 강의 기반으로 작성하고자 한다.
1.2 PM의 역할 범위의 진화
과거의 PM은 주요 안건에 대해 협의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리딩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비즈니스 범위까지 확장된 것 같다. 공고를 보면서 느낀 것은 어떤 PM은 제품의 영역을 넘어 비즈니스까지 논의하는 경우도 종종 보였다. 이렇다 보니 각 회사에 따라서 PM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다고 느꼈다. 물론, 프로덕트의 개선과 개발이 곧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일맥상통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업 개발의 직무가 존재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사업 개발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일반적으로 사업 개발에 대한 미션이 내려오고 그 미션을 구체화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PM으로 규정하지만 연차가 높아질수록 프로덕트에 대한 오너십과 깊이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이 앱의 방향성까지 논의하게 되는 단계를 밟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나는 향후 이러한 커리어를 쌓고자 계획하고 있으며 아직 특정 도메인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도메인을 정해야 할 것 같다. 아니 내가 점찍어둔 도메인을 공부하고 취업이 되는 곳에 따라 정해질 것 같다. 서비스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서비스라는 큰 틀이 있을 뿐 도메인이 크게 중요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결국 어떤 서비스든 유저가 서비스를 찾게 하기 위한 고민과 실행을 하는 직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1 논리와 구조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태도
나는 왜를 많이 따지는 편이다. 일상 생활에서도 직장에서도 왜를 달고 살았다.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알고 싶었고 스스로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때는 물었다. 직장에서 이 질문을 던지면 귀찮은 일을 만드는 사람 취급을 했고 혹자는 불필요한 질문이라고 치부하거나 누구는 건방지다고 생각했다. 그런 반응에 나는 의문이 들었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왜 이 일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은건가?
이유와 목적이 명확하다면 보다 일을 잘할 수 있다고 믿었고 지금도 믿기 때문에 나는 명확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의문을 던졌다. 하지만, 내 주변 현실은 냉혹했다. 나는 어느 순간 일 시키기 힘든 사람 또는 선임자에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어느 순간 그들도 이 일을 왜 하는지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조차도 왜 이렇게 되었는지 스스로 따져 물었고 내가 있던 SI/SM은 수동적인 형태도 일하기 때문에 굳이 이 환경 속에서 불필요한 질문을 던졌던 것이었다는 결론을 지었다. 그들에게 답은 오직 일관되게 고객사가 시키니까였다.
2년 동안 정말 밀도 있게 여러 번의 앱 구축과 운영 업무를 해낸 뒤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이상의 배움이 이곳에서 존재하지 않다는 걸 한겨울 찬바람이 덮치듯 알아버리고 어찌 보면 위기감을 느꼈다. 이후 선택을 해야 했다. 여기서 이와 같은 고민을 갖고 계속해서 버티는 삶을 살 텐가 아니면 내 안의 의문을 풀러 나갈텐가 거창하게 말한 듯하지만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후자밖에 답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데이터와 비즈니스를 논의할 수 있는 자사 서비스로의 이직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2.2 주도적인 환경에서 능률
내가 처음 연봉 협상을 했을 때 나는 연봉을 많이 올렸다. 물론, 내가 올린 연봉만큼 일을 잘했나라고 물어본다면 그렇지는 않았다. 또 하나 질문으로 내가 올린 연봉만큼 최선을 다했냐고 묻는 다면 난 그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주어진 시간 동안은 최선을 결과를 내기 위해 느슨하게 일하지 않았다. 뭔가 열심히 하다 보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그 진가가 발현되리라는 내 개인적인 믿음 때문이었다.
입사하자마자 아웃백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기획서를 정리했고 푸드테크과 아웃백 담당자 사이에서 데이터 구조 문제를 주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여 해결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환경이었는데 별생각 없이 일했던 것 같다. 그 뒤에도 스스로 뭔가 해보려는 움직임을 회사에서 좋게 봐주었고 프로젝트 경험을 빠르게 쌓았다. 매우 힘들었지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주도적으로 무언가 하고자 한다면 제한적이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런 환경에서 보다 해내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고 어떤 초인적인 기운이 들어오는 듯했다. 앞으로도 그런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든다.
2.3 더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욕구
혹자는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고 평한다. 무슨 의도인지는 알지만 회사에서 성장과 배움의 필요함을 왜곡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괜히 HR부서가 있는 것이 아니며 직원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듯 사내 직무 교육을 진행한다. 개인적으로 배움의 끝은 없다고 생각한다. 꼭 회사 일이 아니더라도 사람에게 배움은 필수적이다. 물론 이 배움은 앉아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 된다는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새로운 것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그게 내재되어 회사의 성과로 발현된다고 믿는다.
현재 회사에서 배움의 장이 닫힌 것은 아닐까 꽤나 두려워했다. 마치 새장에 갇힌 느낌이었다. 매일 같은 야근과 지쳐 쓰러져있는 주말이 반복되면서 미래 내 모습이 이 모습이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자극을 받고 또 나도 동료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에 누군가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 점검하고 배우고 배움을 통해서 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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