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3. 20:15ㆍRoad to PM/About Data and Business
지난 글에 이어 아하 모먼트와 습관 형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하 모먼트의 정의는 "이 앱 진짜 유용한데?" or "와 이 앱 진짜 좋은데" 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이다.
OTA 서비스에서 아하 모먼트는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
[시나리오 1: 가격 비교 기반 아하 모먼트]
가장 일반적인 경로는 이렇다:
1) 여행지를 검색하고
2) 마음에 드는 항공편/숙소를 저장하고
3) 타사와 비교 검색을 진행한다
4) 저장한 상품이 가장 저렴하다는 걸 발견한다 이 순간이 바로 아하 모먼트다.
"여기가 제일 싸네! 5만원 아꼈다!" 사용자는 이제 확신을 갖고 예약을 완료한다. 하지만 여기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OTA의 딜레마: 낮은 사용 빈도]
여행은 본질적으로 낮은 빈도 행위다. 직장인 기준 연 2-3회, 길게는 6개월에 1번씩 여행을 간다. 커피 멤버십 앱처럼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는 빠르게 리텐션을 측정하고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여행은 다르다.
- 사람의 경제력
- 여행에 대한 매력도
- 직장/가족 환경
이 모두 다르기에, 여행 주기는 천차만별이다. 결국 "강한 아하 모먼트"를 만들어도, 그 경험이 다음 사용까지 연결되기 어렵다.
[해결 방향 1: 아하 모먼트 강도 극대화]
한 번의 경험이 매우 강렬하다면? 6개월 후에도 기억에 남는다. 이를 위해선 단순한 "최저가"를 넘어서야 한다.
[시나리오 2: 맞춤 추천 기반 아하 모먼트]
더 강력한 아하 모먼트는 이렇게 만들 수 있다:
1) 앱 첫 방문 시 간단한 취향 테스트
(3개 질문, 1분) "여행 스타일은?" (힐링/체험/관광) "선호 예산대는?" (50만원/100만원/제한없음) "누구랑?" (혼자/친구/가족)
2) AI가 즉시 추천: "이번 주말, OO님을 위한 제주 패키지" - 항공+숙박+스파 포함 - 예산 딱 맞춤 - 푸시로 금요일 아침 알림
3) 사용자가 출근길에 푸시 확인 "오, 이거 괜찮은데?" 점심시간에 앱 열어서 5분 만에 예약 완료
4) 아하 모먼트 발생 "나한테 딱 맞는 여행을 알아서 찾아줬네?"
"다른 앱에서 2시간 검색할 뻔했는데..." 이 경우의 아하 모먼트는 훨씬 강렬하다:
- 시간 절약이 극명함 (2시간 → 5분)
- 개인화가 체감됨 ("나를 위한" 추천)
- 즉시성이 있음 (당장 주말 여행)
사람의 여행 주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강력한 아하 모먼트 생성으로 다음 여행 준비 시, 첫 번째 OTA 옵션으로 인지시키는 것이 방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
습관 형성이란, 사용자가 우리의 서비스를 ‘일상 속 일부’로 받아들이게 하는 과정이다. 일부 서비스는 DAU를 높이기 위해 출석체크나 게임형 포인트 콘텐츠를 제공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단기적인 주목을 끌 수 있을 뿐, 서비스 본질과는 멀어진다고 생각한다.
특히 OTA 서비스의 목적은 ‘여행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지, ‘앱에 억지로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서비스의 팬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리텐션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팬 유저들은 단순한 보상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가 자신과 맞닿아 있다고 느낄 때 자연스럽게 돌아온다. 따라서 “왜 돌아와야 하는가?”를 보상 대신 “무엇이 나와 연결되는가?”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OTA 서비스에 적용하는 방향성
OTA 서비스의 근본적인 목표는 사용자가 여행을 ‘삶의 일부’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사용자가 여행을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닌 ‘주기적인 루틴’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 개인화(Personalization)와 감정적 회상(Emotional Recall) 기능을 강화하고 싶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다녀온 여행의 사진이나 기록을 자동으로 모아주는 ‘나의 여행 아카이브(My Travel Archive)’ 같은 기능을 넣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사진첩을 넘어, 사용자의 여행 히스토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다음 여행을 계획할 때 자연스럽게 과거의 긍정적인 경험을 떠올리게 만든다. 우리가 종종 우연히 오래된 사진첩을 보며 추억을 회상하듯, 서비스 안에서도 그런 ‘감정적 연결 고리’를 제공한다면 사용자는 단순한 예약 플랫폼이 아니라 **“여행을 함께하는 파트너”**로 OTA를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기능 개발 전 우리는 해당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지표 개선을 고려해볼 수 있다.
1. 먼저 기본적으로 DAU, MAU 같은 방문 지표를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
- DAU·MAU와 같은 방문 지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데, 여행 기록은 시간이 지나도 사용자에게 감정적 가치를 제공해 재방문의 동기가 되며 OTA 특유의 낮은 사용 주기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2. 체류 시간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
- 체류 시간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데, 아카이브는 목적 기반 탐색이 아닌 비목적적 콘텐츠 소비를 가능하게 하여 사용자가 앱에 더 오래 머무르게 하고, 이는 감정적 회상 → 탐색 → 상품 노출 → 전환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퍼널을 형성한다.
3. 이 기능은 재방문율(Returning User Rate) 관점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 여행은 사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억을 환기시키는 장치’가 리텐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사용자가 아카이브에서 과거 여행 기록을 다시 보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회상하는 순간, 그 경험 자체가 다음 앱 진입의 자연스러운 동기가 된다. 이는 단순히 “앱을 한 번 더 열었다”가 아니라 사용자 마음속에 여행이라는 시간·감정의 흔적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과정이며, 결과적으로 앱에 대한 심리적 친밀감을 높인다.
4. 또한 기능을 통해 생성되는 여행 사진, 메모, 후기 등의 기록은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로 쌓이게 된다.
- 쌓인 기록이 많을수록 사용자가 앱을 떠날 가능성은 낮아지고, 개인화 모델이 더 정교해지기 때문에 향후 추천의 정확도와 전환율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아카이브 기능은 단순 회상 기능이 아니라 개인화를 고도화하는 데이터 자산으로도 작용한다
5. 아카이브 기반 추천은 예약 전환율(Conversion Rate) 측면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과거 여행 기록은 다음 여행에 대한 강력한 힌트이기 때문에 “이전에 다녀온 여행과 비슷한 상품 추천”, “작년에 이 시기에 여행을 가셨습니다”와 같은 맥락 기반 추천은 일반 상품 푸시보다 높은 클릭률을 만들 수 있다. 특히 OTA와 같이 구매 의사 결정 시간이 긴 서비스에서는 정서적 연결과 개인적 맥락이 결합된 추천이 전환 개선에 큰 역할을 한다
6. 마지막으로, 이 기능은 브랜드 호감도(Brand Affinity)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 사용자가 자신의 여행 기록을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경험은 단순 편의 기능 이상의 감정적 가치를 제공한다. 이 순간 OTA 서비스는 ‘예약 플랫폼’이 아니라 사용자의 여행을 함께 관리해주는 **“여행 파트너”**로 인식된다. 로열티가 낮고 경쟁이 치열한 OTA 시장에서 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호감과 심리적 친밀감은 장기 성장에 중요한 요소다. 이처럼 ‘My Travel Archive’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리텐션, 전환율, 개인화 고도화, 브랜드 호감도 상승까지 연결되는 OTA 서비스의 핵심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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