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9. 13:33ㆍRoad to PM/About Data and Business
(이 글은 AI를 사용하지 않은 글입니다.)
이직을 하고 3개월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수습 기간 3개월에 대한 시간이어서 꽤나 긴장하고 보냈다. 정말 판이하게 달라진 업무 환경에 적응하느라 고생도 많았고 많이 불안하기도 했다. 사실 1부터 100까지 다 달라져서 할 이야기는 많지만 이제는 업무 중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AI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IT업계에 있는 만큼 AI는 내 일상에 아주 깊숙이 들어와 있다. 과장이 아니라 이제는 일을 할 때 AI 없이 일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또한 일상생활에서는 나는 클로드를 아주 달고 산다. 일례로, 나는 거창하게 말하면 자산관리 일상 용어로 말하면 가계부를 만들어서 자산을 관리하는데 계좌별로 투자 상품을 정리하고 통신, 보험, 카드, 일일 지출 등 모든 생활 지출 들이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해 두었다.
이 정도로 일상에 파고든 AI 활용은 일을 할 때는 더 깊숙이 자리 잡았다. PM은 이제는 기획뿐만 아니라 직접 개발까지 가능하며 필요한 기능은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이제는 개발자 도움 없이 마케팅 이메일을 만들어 보내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사내에 도입하였다. 물론 완전히 솔루션까지 대체할 정도는 아니라 AWS SES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메일 템플릿을 만들고 발송을 예약하고 우리 유저 세그먼트를 생성하는 기능을 만들었다. 이 외에도 발송 건마다 열람 및 메일로 인한 인입 건들을 체크하여 성과 지표로 관리한다. 예전에는 따로 기획서를 만들고 개발팀과 소통을 통해서 해야 할 일들이 나 혼자서 가능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나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새로운 숙소가 우리 서비스에 등록하게 하는 온보딩인데 아직 우리 서비스와 계약하지 않은 숙소들의 이메일을 스크래핑하여 온보딩 권유 메일을 보내는 등 마케팅 혹은 비즈니스 영역까지 확장하였다. 이제는 PM인 내가 개발도 하고 마케팅 활동을 하는 등 정말 AI를 통해서 직무의 영역이 점점 흐려져가고 있다. 또한, 기존에 투입되던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공수가 확연하게 줄었으며 문서를 쓰거나 작업하는 일에 더 이상 많은 시간을 쏟지 않아도 되었다. 이제는 작업툴을 켜서 뭔가 열중하는 시간보다는 AI와 대화하는 시간이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정말 AI가 모든 일을 다 하게 해주는 걸까?라고 묻는 다면 나는 아직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일부 강연이나 언론에서는 마치 AI가 전지전능하고 사람을 아무일도 안할 것처럼 말하고 있다. 일부 유튜브 콘텐츠는 전혀 AI 혹은 IT 분야가 아닌 사람이 나와 AI를 찬양하고 AI 사용을 권하거나 활용법 강의를 팔기도 한다. 나는 이런 지점들이 조금 경계하고자 이 글을 적는다. 경계의 이유는 내가 AI를 활용해 업무를 진행하면서 느낌점들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AI는 업무의 걸리는 시간을 단축했을 뿐 업무의 종결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의 끝은 없다.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언제나 다음 목표와 미션들이 존재하며 각각이 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대응하는 것은 끝이 없는 마라톤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 AI는 비즈니스 진행을 가속화시키고 또한 시장 상황도 다변화시켜 오히려 AI로 인해 우리에게 여유를 줄 거라는 기대는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
어떤 교양 프로그램에서 말해주기로 세탁기가 처음 발명되고 여성들의 여가 시간이 늘어 사회 진출이 늘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가사 노동 시간이 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세탁기의 등장으로 더 많은 세탁물을 세탁할 수 있게 되어 오히려 노동 시간이 증가했다는 결과였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AI가 세탁기 같다고 생각했다. 서비스를 좀 더 편리하고 경쟁력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산재해 있다. AI가 좀 더 일을 잘할수록 더 자주 세탁을 해서 깨끗한 옷을 매일 입었던 것처럼 더 고도화된 서비스를 위한 노동 시간은 일정 시간 더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AI는 대답만 한다. AI는 우리가 묻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결국 비즈니스는 사람 손에 달렸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질문이 단순하다면 쉽게 원하는 대답을 얻겠지만 어려운 질문은 잘 대답하지 못한다. 어려운 질문에 해답을 얻기위해 AI에게 잘 질문하기란 문제가 어려운 만큼 어려우며 맥락이 중요한 AI에게 복잡한 환경 속의 놓인 문제의 환경을 모두 설명하기는 큰 노동이다.
예를 들어, 나는 요즘 우리 서비스에 대한 지표를 재설계하고 있다. 기존에 설정한 지표들을 검증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트로 만들어 모두가 주요 지표를 확인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게 이끌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하루종일 DB에 쌓인 데이터 컬럼들의 의미를 파악하고 어떤 지표가 우리에게 중요한지 판단하고 있다. 이 일을 지금 클로드와 함께하고 있지만 클로드는 우리 비즈니스 상황도 서비스 상태도 DB의 컬럼값들의 의미도 모른다. 때로는 설명을 해줘도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할 때도 있고 그리고 대부분 내 말의 호응하는 식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더 나은 답을 찾는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슈퍼볼 광고에서 OPEN AI를 깠던 것처럼 후자인 경우는 정말 다반사이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쓰고 정말 타당한지 나 스스로 검증을 해야 했다. 이처럼 AI에게 우리 서비스의 지표 설계해 줘 같은 어려운 질문에 AI가 마치 척척 설계해 줄 거라는 기대는 지금은 접는 것이 좋다.
분명 예전에는 차트를 만들기 위해 솔루션을 알아보고 대시보드를 구성하기 위해 기획서를 작성하고 했던 일들이 AI를 통해서 간소화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결코 비즈니스를 AI가 스스로 운영하는 일은 아직은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리고 이 이야기도 몇 달 아니 불과 한 달만에 부인될 수 있다. 성격상 어중간한 결론으로 가고 싶지 않지만 하루하루 AI 발전이 놀랍고 매주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몰랐던 툴을 알게 되면 이게 되네를 하루에도 1~2번은 외치는 일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글을 마무리하며 여담으로 클로드를 사용하면서 나는 조금 겁이 났다. 업무 중 때로는 정말 무의미하게 질문을 하고 원하는 답변이 나올 때까지 핑퐁을 하기도 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힘을 잃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노년에 접어들어 근육이 빠지듯 내가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하고 산출물을 내는 코어 근육이 물렁살이 돼 가는 느낌이었다. 이 사고의 과정의 고전적인 산출물이 글이라는 생각하는데 글을 쓰는 근육이 빠질까 봐 나는 허겁지겁 컴퓨터를 켜 이 글을 적게 되었다.
이미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면 AI 만든 콘텐츠들이 즐비하고 아직은 웬만큼 AI로 생성한 것임을 알 수 있지만 정말 몇몇 개는 속을 수도 있겠다는 콘텐츠들이 올라온다. 글 콘텐츠도 점점 위협받지 않을까 혹은 이미 위협받아 나는 걱정이 된다. 내가 글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AI로 글 콘텐츠를 생성하면서 정작 글 속에 필자의 생각이 빠져 있는 것이 사회 현상처럼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AI가 쓴 글을 마치 자신이 쓴 글인 것처럼 착각을 하고 AI를 통해 적당히 가꿔진 글 속에서 더 깊게 사고하지 못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이 정성을 들여 쓴 글은 조금 정돈이 되지 않거나 매끄럽지 않을지라도 의도와 생각이 글 전개나 선택한 단어에 녹아들어 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기계만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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